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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설] 이건희 뒤 이을 걸출한 경영인 기대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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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신문 작성일20-10-25 19: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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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한민국 재계 2세대 경영인으로 경제성장을 이끈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. 그는 6년 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 뒤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.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선대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경영권을 승계 받아 무역 중심이던 회사의 방향성을 전자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.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든 것은 1966년이다. 당시의 우리나라 경제사정은 전후 지독한 가난을 벗어나면서 경제성장을 일궈나가던 시절이었다. 그가 삼성그룹 회장이 된 것은 1987년이다. 취임 후 공산품 수출 일변도였던 한국의 경제를 크게 뒤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.
 
  반도체 사업에 손을 댄 이 회장은 그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무대에선 다소 뒤처지던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냈다. 그가 남긴 어록들은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'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꿔라'는 슬로건이다. 이 말은 그의 이른바 '신경영'의 시발점이 됐다. 신경영은 그동안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. 재계에서는 신경영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이 글로벌 시장의 무명 기업에서 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.
 
  이 회장이 세계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는 초석이 된 것은 휴대전화 시장이다. 1994년 10월 첫 애니콜 제품인 'SH-770'를 내놓으며 모토로라, 노키아 등이 주도하던 휴대전화 시장에 본격적인 입자를 다졌다. 그가 휴대전화와 관련해서도 질적 성장을 상징하는 시도를 했다.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1995년 구미 운동장에서 500억원 상당의 불량 전화기를 불태운 사건인 이른바 '구미 화형식'이다. 당시 이 회장은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할 목적으로 소각을 지시했다고 한다.
 
  이 회장의 경영철학 가운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'인재 양성'이다. 그는 "200∼300년 전에는 10만∼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∼20만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, 지적 창조의 시대"라고 말한 바 있다.
 
 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2002년 세계 1위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경제를 그나마 안전하게 이끄는 버팀목이 된 기점이라는 평가도 있다. 이 회장은 2010년 들어 휴대전화와 반도체·디스플레이 산업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확고히 했다. 이제 우리 재계의 또 하나의 걸출한 경영인이 세상을 떠났다. 그의 뒤를 이을 또 다른 걸출한 경영인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.
경북신문   kua348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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